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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그녀가 생각하기에 하이브 월드¹란 인간의 존엄 따위는 오래전에 썩어버린 곳으로 강자가 약자를 짓밟으며 생존을 증명하는 세계였다.
황제에 대한 경건한 신앙심도 인류제국을 향한 충성심도 그 끝없이 비루한 심연에서는 한낱 우스갯소리에 불과했다.
그 자애롭다는 황제의 자비란 것은 그곳에 자리한 그늘 속에 결코 이르지 못했고 약한 자의 기도는 공허한 메아리로 흩어질 뿐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
그런 세계에서 케일라 보웬에게 허락된 선택지는 자신의 육신을 더러운 손길에 내던져 오욕 속에서 버텨내는 것.
오직 그것뿐이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채 꽃을 피우지도 못한 어린 나이서부터 매춘부라는 운명으로 내던져졌다.
하이브 월드의 하층민 사이에서 그녀의 몸은 헐값에 팔려나갔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그녀의 체구는 여리디여렸으며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탓에 창백한 피부는 늘 기아에 물들어 있었고 길고 마른 팔다리에는 사소한 상처와 멍이 자주 남았지만 늘 그 흔적들은 제대로 아물지 못한 채 금세 덧씌워졌다.
부드럽게 자라야 했을 얼굴은 어린 나이답지 않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고 그녀의 눈동자는 어두운 하이브 월드의 음지를 닮은 듯 깊은 흑갈색 속에 겁먹은 짐승의 떨림이 서려 있었다.
그러나 그 속에는 동시에 꺼지지 않는 불씨 같은 빛이 숨어 있었다.
그 빛은 아직 미약했으나 케일라 보웬은 믿고 있었다.
언젠가는 더러운 손길에 몸을 내맡기는 방식이 아닌 진짜 무기를 손에 쥐어 약함의 굴레를 끊어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 불씨는 굴욕의 밤마다 자신을 짓밟던 모든 것들에게 되갚아줄 날이 도래하리라는 희망으로 조금씩 타올랐다.
그것만이 그녀의 마지막 방패였으며 끝내 케일라 보웬의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찾아왔다.
굶주림으로 움츠러들었던 몸은 어느새 적절한 몸선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었다.
낡고 해진 옷자락 너머로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여전히 비루했으나 창백하던 얼굴에는 어렴풋이 혈색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케일라 보웬은 그녀 자신을 짓눌러온 약함의 굴레를 끊어내기 위해 황제의 이름 아래 몸을 던졌다.
그녀는 아스트라 밀리타룸²에 입대했고 인류제국의 방패, 가드맨³이 되었다.
군복을 입었을 때의 그녀는 더 이상 오욕 속에서 팔려 다니던 어린 매춘부가 아니었다.
값싼 천 조각으로 가린 몸 대신 제국이 내려준 단단한 제복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전투화가 가느다란 다리를 묶어내며 땅 위에 묵직한 발자국을 새겼고 플랙 아머⁴와 허리에 찬 벨트는 마치 쇠사슬처럼 그녀의 결의를 단단히 붙들어 맸다.
가늘고 작았던 손은 라스건⁵을 쥐며 새로운 긴장으로 굳어 있었고 손가락 관절마다 흘러내린 힘줄은 그녀가 이제 더 이상 빼앗기기만 하는 존재가 아님을 증명하듯 힘차게 도드라졌다.
하이브 월드의 어둠 속에서 언제나 굴욕을 삼켜야 했던 입술은 이제 구령을 내뱉을 준비가 된 병사의 선으로 굳어 있었다.
특히 눈빛은 전과 달랐다.
한때는 체념에 가려져 있던 그 시선 속에 이제는 불타는 결의가 깃들어 있었다.
황제를 향한 맹목적 신앙은 아니었으나 "결코 다시는 짓밟히지 않겠다"는 냉혹한 빛이 그녀의 두 눈에 서려 있었다.
군복은 그녀를 완전히 바꾸었다.
정확히 말하면 군복은 마침내 그녀 안에서 자라나던 불씨가 불꽃으로 피어날 수 있게 한 껍질이었다.
그 순간부터 케일라 보웬은 매춘부도 아니었고 노예도 아니었다.
그녀는 인류제국의 군인이었고 무엇보다 스스로의 주인이었다.
그러나 잔혹한 운명은 또다시 케일라 보웬을 배신했다.
운명은 그녀에게 다시 차가운 쇠사슬을 쥐여주었다.
끝없는 와아아⁶의 물결은 황제의 군대조차 버거웠다.
산처럼 밀려드는 녹색 짐승들의 함성이 총성과 포화마저 삼켜 버렸고 수많은 전우들은 피비린내 속에 쓰러져 갔다.
그녀가 손에 움켜쥔 라스건이 뜨겁게 달아올랐으나 끝없이 밀려드는 녹색 홍수 앞에서는 태양 앞의 촛불에 불과했다.
무너져 내리는 인류제국의 전열 속에서 그녀의 눈빛은 마지막까지 결연했으나 차가운 쇠사슬이 손목을 감는 순간, 그것마저 흔들렸다.
전장의 함성과 굳건한 수호 맹세는 점점 멀어졌고 귀에 남은 것은 오직 녹슨 쇠사슬이 덜컹거리는 소리뿐이었다.
그 소리는 곧 그녀가 또다시 포로로 전락했음을 알리는 냉혹한 종소리였다.
케일라 보웬이 꿈꾸던 자유의 삶은 다시 짓밟혔다.
생존은 또 다른 이름의 굴종으로 변했다.
그녀의 운명은 이제 또 다른 지옥으로 굴러떨어지고 있었다.
이번에 그녀가 팔려간 곳은 추잡한 욕망의 손길이 아니었다.
그녀의 몸값을 치른 주인들은 녹색 피부를 가진 전쟁의 야수들이었다.
그린스킨⁷의 포로가 된다는 것.
그것은 이미 지옥에 발을 들인 것과 다르지 않았다.
쇠사슬은 케일라 보웬의 손목과 발목을 단단히 감싸 뼛속까지 차갑게 옭아맸다.
철의 무게는 단순한 구속이 아니라 그녀가 다시는 스스로의 힘으로 자유를 얻을 수 없음을 웅변하는 잔혹한 상징이었다.
케일라 보웬은 단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깨달았다.
하이브 월드의 하층민으로 태어나 몸을 팔며 겨우 연명하던 비루한 삶이 오히려 은혜로운 시절이었다는 것을.
이곳의 참혹한 현실 앞에서는 비참하다고 여겼던 그 과거가 온기 어린 황제의 자비처럼 다가왔다.
그곳은 굶주림과 굴욕이 가득했으나 적어도 생존을 위한 거래와 타협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곳은 달랐다.
녹색 짐승들은 거래도 타협도 몰랐다.
그린스킨들의 포로 수용소는 단순한 감옥이 아니었다.
그곳은 피비린내가 가득한 도살장이자 모든 희망이 짓밟히는 무덤이었다.
창살 너머에는 썩은 고기와 피가 말라붙어 검게 얼룩진 흙바닥이 끝없이 이어졌다.
퀴퀴한 곰팡내와 살점이 타들어간 냄새가 바람에 섞여 들어와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들었고 공기는 늘 무겁고 축축했다.
쇠사슬에 묶인 포로들은 매시간마다 끌려 나갔다.
그러나 그들이 향하는 곳은 사형장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직 녹색 짐승들의 유희를 위한 투기장이었다.
그곳에서 포로들은 군인도 전사도 아닌 그저 녹색 짐승들의 흥을 돋우는 전투용 허수아비로 전락했다.
살이 찢어지고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짐승들의 환호와 섞여 공기 속을 가득 메웠다.
비명이 메아리쳤으나 그 비명은 그린스킨들에게 애원으로 들리지 않았다.
그들의 귀에는 그것이 전투의 음악이자 와아아의 전주곡처럼 울려 퍼졌기 때문이었다.
살려 달라는 애원조차 웃음거리로 전락했고 죽어가는 몸부림은 오히려 녹색 짐승들의 흥을 돋우는 연회가 되었다.
해가 붉은 연기 속으로 가라앉을 무렵, 공기는 또다시 살육의 냄새로 짙게 물들었다.
투기장을 둘러싼 철창과 바닥은 이미 수많은 피로 검게 얼룩져 있었다.
그린스킨들은 케일라 보웬의 곁에서 함께 고락을 나누었던 전우 몇 명을 거칠게 끌어냈다.
쇠사슬이 덜컹거리며 울렸고 신음은 목구멍에서 끊기듯 새어나왔다.
가드맨 포로들은 마치 맹수 우리에 고깃덩이가 내던져지듯 넓은 구덩이 속으로 몰아넣어졌다.
손에 쥐어진 것은 녹슨 쇠 파이프 하나.
그것은 무기라기보다 처절한 몸부림을 위한 소품에 불과했다.
그리고 상대로 나온 오크 보이⁸ 하나가 이빨을 드러내며 기괴하게 웃은 순간, 싸움은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거대한 송곳니 사이로 흘러내리는 침은 잔혹한 만찬을 예고하듯 반짝였고 그 짐승의 그림자가 그들을 덮치자 곧 피비린내가 공기를 가르며 퍼졌다.
그 싸움은 전투가 아니었다.
그저 일방적인 도살이었다.
단말마 비명이 허공을 가르며 흩어졌고 피는 뜨거운 증기를 뿜으며 모래 위에 꽃처럼 번졌다.
살이 찢기고 팔다리가 뜯어지는 참상이 눈앞에서 벌어졌지만 누구도 그 지옥을 멈출 수 없었다.
그 광경은 관중석의 그린스킨들에게는 즐거운 공연이었으나 철창 속에 갇힌 포로들에게는 절망의 서곡이었다.
케일라 보웬과 포로들은 차가운 창살 뒤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몸이 떨림을 멈추지 못했고 호흡은 물에 잠긴 돌처럼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들은 두 팔로 스스로를 끌어안은 채 파육음이 들려올 때마다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비명을 겨우 억눌렀다.
입술 사이로 새어나오는 것은 절망에 찬 독백뿐이었다.

"이건 개죽음… 이건 개죽음이야…"

그 순간, 포로들을 끌어내던 그린스킨들 사이로 두 개의 거대한 그림자가 다가왔다.
쇳내와 기름 냄새가 공기를 메웠고 불완전하게 조립된 기계음이 덜컹거리며 귀를 후려쳤다.
강철과 살덩이가 기괴하게 뒤섞인 괴물들은 마치 용광로에서 막 찍혀 나온 불완전한 기계처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앞장선 자는 눈에 띄게 거대한 체구의 워로드⁹로 추정되는 개체였다.
그의 어깨는 거대한 메가 아머¹⁰ 장갑판으로 덮여 있었고 붉은 전구 같은 눈이 불길하게 이글거렸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지면이 울렸고 무리 뒤편에서 울부짖던 보이들마저 본능적으로 그 기세에 주춤했다.
그 옆에는 삐걱대는 금속 팔과 기계 눈을 지닌 거대한 괴물이 뒤따르고 있었다.
곰팡이 냄새와 기름때가 범벅된 몸뚱이는 수많은 고철을 억지로 이어 붙여 만든 듯 흉측했고 삐죽 튀어나온 배관에서는 증기가 새어 나왔다.
그가 바로 빅 멕¹¹이었다.
워로드는 불만이 가득한 눈빛으로 곁에 있던 빅 멕을 노려보았다.
그의 목소리는 둔중하고 거칠어 창살 너머의 포로들 가슴 속까지 울려 퍼졌다.

"고철쟁이! 아직도 멀었냐? 대체 언제쯤이면 아그덜이 서로 후려패지 못하게 막을 방법을 만들어 내는 거냐? 지금이야 붙잡아 둔 우미즈¹²가 있으니까 괜찮다지만, 제대로 된 싸움거리가 없으면 아그덜이 서로 치고받다가 계속 줄어들잖아!"

빅 멕은 대답 대신 두개골에 박힌 기름 묻은 철판을 긁적였다.
그는 워로드 앞에 몸을 낮추며 중얼거렸다.

"보스, 그게 그렇게 간단한 게 아냐. 아그덜은 원래 싸움 없이는 못 사는 족속이라고. 내가 지금 뭔가 만들고 있거든. 진짜 기막힌 기계 장치 말이야! 아그덜이 서로 죽이지 않고도, 신나게 두들겨 팰 수 있는 물건이지! 조금만 시간 주면, 제대로 작동할 거라고, 보스!"

워로드는 엄니를 갈며 빅 멕에게 다가왔다.
거대한 그림자가 빅 멕을 덮치자 마치 하늘 자체가 어두워진 듯 그의 주위가 가라앉았다.
곧 피비린내와 스퀴그¹³ 고기 냄새가 섞인 숨결이 빅 멕의 얼굴 바로 앞에 뿜어졌다.

"그래서… 니 새뀌가 씨부리는 그 기막힌 장치라는 게, 도대체 언제 완성된다는 건데?"

순간, 빅 멕은 굳어버렸다.
몸속 어딘가에 삽입된 삐걱거리는 장치가 불안하게 떨렸고 그는 턱을 긁적이며 눈알을 이리저리 굴렸다.
그러다 그의 눈동자가 기계 눈과 함께 동시에 깜빡였다.
머릿속에 궁색한 꾀가 번뜩였고 그는 허공을 가리키며 중얼거렸다.

"어… 보스! 저 하늘에 반짝이는 별 보이지? 저게 저기서… 저쪽까지 갈 만큼?"

마치 은하에서 가장 영리한 대답을 내놓은 것처럼 빅 멕은 의기양양하게 입꼬리를 찢어 올렸다.
그러나 워로드의 눈에는 그것이 상황을 모면하려는 광대의 몸부림일 뿐이었다.
붉게 이글거리는 눈빛이 점점 좁아지며 콧김은 뜨거운 분노를 뿜어냈다.
얼굴을 험악하게 일그러뜨린 워로드는 거대한 주먹을 들어 올리더니 빅 멕의 정수리에 그대로 내리꽂혔다.
금속판과 두개골이 함께 찌그러지며 터진 굉음이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워로드의 목소리는 천둥처럼 진동하며 빅 멕의 귓가를 때렸다.

"이 썩을 그롯¹⁴ 같은 새뀌! 난 당장 답을 원한다고! 내일까지다, 빅 멕! 그 망할 장치를 내일까지 안 가져오면, 한 가지는 분명해질 거다! 네 대가리를 내가 직접 터뜨려버린다는 것 말이지!"

워로드는 침을 뱉듯 입안의 스퀴그 고깃덩어리를 내뱉었다.
핏물 섞인 고깃덩이가 바닥에 철퍽 하고 떨어지며 역겨운 냄새가 공기에 번졌다.
그리고 그는 지축을 흔드는 무거운 발걸음을 남기며 굉음 속에서 멀어져 갔다.
남겨진 빅 멕은 삐걱거리는 신음을 토했다.

"망할."

찌그러진 두개골 판 사이에서 증기가 하얗게 새어 나오며 금속과 살이 비명을 지르듯 갈라졌다.
기계 눈은 불규칙하게 깜빡여 마치 고장 난 등불처럼 점멸했다.
그는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케일라 보웬은 빅 멕의 앞으로 몸을 내던지듯 다가가 창살을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
녹슨 철창은 그녀의 손바닥을 베어내듯 긁어냈지만 아픔을 느낄 겨를조차 없었다.
손가락 마디는 하얗게 질릴 만큼 굳어 있었고 얇은 팔뚝의 힘줄은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팽팽히 서 있었다.
투기장의 소란과 그린스킨들의 웃음소리, 심지어 그녀 자신을 짓누르던 공포조차 그 순간만큼은 사라진 듯했다.
케일라 보웬의 갈라진 입술로 내뱉은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울림은 투기장의 소란을 뚫고 빅 멕의 귀에 정확히 꽂혔다.

"거기… 빅 멕! 잠시… 잠시만, 내 이야기를 들어줘. 싸움 말고도… 재밌는 게 있어. 너희들의 싸움처럼…"

철판과 고철로 덮인 괴물 같은 머리가 무겁게 기울여지자 그녀의 말은 잠시 끊겼다.
케일라 보웬은 숨을 고르며 다시 말을 이었다.

"고통스럽고… 몸으로 부딪치고…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싸움처럼 피가 튀는 놀이야. 그걸… 그걸 내가 알려줄게!"

창살에 매달린 케일라 보웬이 내뱉은 말은 단순한 제안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도박이었다.
워로드와 빅 멕의 대화를 들으며 그녀의 뇌리를 스쳐간 건 다름 아닌 하이브 월드의 음습한 매춘굴이었다.
그곳에서 그녀는 이미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경험이 있었다.
굴욕과 오욕을 삼키며 연명하는 법.
웃음을 팔아 상대의 시선을 흐트러뜨리는 법.
그리고 자신의 몸마저 도구로 삼아 목숨을 건지는 법.
지금 이 순간, 그것이야말로 그녀가 꺼낼 수 있는 마지막 무기였다.
싸움을 갈망하는 야수들에게 싸움과 닮은 또 다른 놀이를 미끼로 던지는 것.
그녀의 절박한 도박은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지혜였다.
빅 멕의 기계 눈이 윙 하고 초점을 맞추며 천천히 그녀를 살폈다.
그 거대한 존재의 시선에 철창 안의 공기마저 차갑게 식는 듯 했다.
그러나 케일라 보웬은 그 시선을 정면으로 맞받아치며 죽음을 앞에 둔 자의 절박함을 무기처럼 내뿜었다.
여전히 주변을 둘러싼 보이들과 그레친¹⁵들은 도살극의 잔상에 들떠 시끄럽게 웃어대고 있었지만 그 혼잡과 소란 한가운데서 빅 멕은 케일라 보웬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들었다.

"휴미¹⁶… 싸움처럼 피 튀기는 놀이가 있다고? 한번 들어나 보자. 근데 만약 헛소리면, 니눔의 머리통을 빠개서 스퀴그 새뀌덜이 가득한 똥깐¹⁷에 처박아 줄 테다."

빅 멕의 으름장은 쇳내와 피비린내에 실려 그녀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케일라 보웬은 물러서지 않았다.
창살에 매달린 채 내뱉어진 음성은 빅 멕의 귀로 곧장 파고들었다.
절박함이 만든 냉정함 덕에 그 울림은 뚜렷했고 그녀의 말을 듣는 동안 빅 멕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다만 기계 눈이 윙 하고 초점을 이리저리 조절하고 머리에서 삐걱대는 톱니바퀴가 덜컥거리며 돌아갔다.
마치 쇳덩어리로 된 그의 머릿 속에서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는 듯 금속성 진동음이 공기를 흔들었다.
케일라 보웬의 말이 모두 끝나자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러다 불현듯 빅 멕의 어깨가 미세하게 들썩였다.
바람에 실려 온 피비린내 속에서 그는 새로운 장난감의 냄새를 맡았다.
내일이라는 시한부 선고에 짓눌려있던 빅 멕의 철판 어깨가 덜컥거리며 이내 크게 들썩였다.
곧이어 그의 목구멍에서 커다란 광소가 터져 나왔다.

"와하하! 좋아, 휴미! 약골 새뀌의 꼴통에서 나온 것치곤 괜찮은 아이디어야! 내 렌치랑 드릴만 있으면, 살을 찢고 뼈대를 만드는 장난감쯤은 순식간에 뚝딱이라고! 애초에 아그덜은 후려팰 게 없으면 서로 꼴통을 깨부수잖아? 근데 니눔이 말한 그 휴미덜의 싸움 방식이라면… 울리 옼스덜이 죽지 않고도 맘껏 와아아를 즐길 수 있겄지! 와하하!"

그 기분 나쁜 웃음소리 속에서 케일라 보웬은 직감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이 내뱉은 말이 어떤 괴물로 자라날지를.
그러나 케일라 보웬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당장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그녀는 당장의 치욕을 무기로 바꾸어야만 했다.
그리고 그녀의 눈앞에서 동료들이 전투용 허수아비로 끌려나가 찢기는 꼴을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

*    *    *

다음 날, 진흙투성이 전장을 덮은 회색 하늘 아래 워로드의 거대한 그림자가 투기장 구덩이 위로 드리웠다.
그의 발걸음 하나하나마다 땅이 울려 퍼졌고 그 굵고 둔탁한 목소리는 사위를 메우며 피에 젖은 공기마저 떨리게 했다.

"좋아, 고철쟁이! 대가리가 박살 날 준비는 됐냐? 그렇지 않다면, 니 새뀌가 준비한 걸 한 번 보여봐라! 놉¹⁸들! 아그덜 백 놈, 전부 줄 세워라!"

그 명령이 울려 퍼지는 순간, 투기장 주변은 술렁였다.
놉급 그린스킨들의 고함이 터지자 일백에 달하는 보이들이 진흙 위에 줄줄이 늘어섰다.
빅 멕은 눈이 번쩍이며 기계 팔을 크게 휘둘렀다.

"와아아아! 개조 시작이다, 아그덜아!"

그의 삐걱거리는 몸체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기름 범벅 손가락이 허공을 가리키자 뒤에서 멕보이¹⁹와 페인보이²⁰들이 쏜살같이 뛰어다녔다.
이윽고 용접 불꽃이 튀어 올라 살이 타는 냄새가 공기 속에서 기름처럼 눅진하게 번져나갔다.
끓어오르는 포자와 고깃덩이가 금속에 으깨어 붙는 순간, 귀를 찢는 듯한 쇳소리와 함께 살점이 뜨겁게 지져졌다.
그것은 마치 고문과 도살이 뒤섞인 악몽의 교향곡이었고 인간이라면 정신이 산산조각 나버릴 만한 참혹한 합창이었다.
그러나 그린스킨들의 반응은 달랐다.
그저 그들은 눈을 크게 뜨고 기괴하게 웃을뿐이었다.
몇 시간에 걸친 용접 불꽃과 피비린내의 향연이 끝났을 때, 빅 멕의 작업장은 전장 못지않은 광란의 무대가 되어 있었다.
바닥에는 불에 그슬린 살점이 타들어가며 지독한 악취를 퍼뜨렸고 금속과 뼈를 억지로 이어붙인 봉합 부위에서는 여전히 증기가 피어올랐다.
결과는 그들다운 난장판 그 자체였다.
거칠게 박아넣은 임플란트는 기괴하게 꿈틀거리며 주인들의 신체 일부처럼 융합되었다.
약 85퍼센트의 보이들은 기계와 살덩이의 괴이한 결합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며 새로운 흥분을 갈망했다.
그들의 몸은 이제 단순히 육체가 아니라 와아아를 내뿜기 위한 또 다른 무기로 변모한 셈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끔찍한 것은 나머지였다.
계획된 기능을 넘어서 돌연변이처럼 변형된 개체들이 나타난 것이었다.
어떤 그린스킨은 임플란트 구멍에서 슈타²¹처럼 탄환을 쏘아냈고 또 어떤 그린스킨은 임플란트가 독립된 생명체처럼 꿈틀거리며 집게발처럼 근처의 초파²²를 움켜쥐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그린스킨들은 그것을 두려워하기는커녕 축복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제 몸에도 똑같은 개조를 요구하며 피와 금속이 뒤섞인 그 난장판을 새로운 놀이처럼 즐겼다.

*    *    *

좁은 철창 안은 감옥이라 부르기조차 민망할 만큼 비좁았다.
무릎을 당겨 안지 않으면 제대로 앉을 수도 없는 공간에서 바닥은 진득한 습기와 고여든 피로 얼룩져 있었다.
눅눅한 공기가 목구멍에 달라붙을 때마다 포로들은 본능적으로 더 깊게 숨을 죽였다.
그러나 아무리 고요히 웅크려도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쇳소리와 살이 갈라지는 굉음이 뒤섞인 끝에 터져나오는 괴이한 환호.
그것은 그린스킨들의 울부짖음이었다.
임플란트가 제 역할을 했음을 증명하듯 그들은 서로를 밀치며 웃어댔다.
그 웃음소리는 전투의 함성처럼 날카롭고 축제의 환희보다 더 광란적이었다.
케일라 보웬은 그 소리를 듣자 온몸이 떨렸다.
뼛속이 얼어붙는 듯한 두려움이 심장을 죄었으나 동시에 그 떨림 속에는 다른 감각이 스며 있었다.
그녀 스스로 뿌려놓은 씨앗이 싹을 틔우는 소리였다.
그것은 절망이면서도 이상하게도 살아남을 기회가 열렸음을 직감케 하는 미묘한 흥분이었다.
이제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지옥에서 살아남는 마지막 과정은 오직 하나.
그린스킨들이 탐하는 싸움 같은 놀이를 연극으로 재현하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피가 튀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를 그 짐승들이 사랑하기에 고통의 비명과 절규를 흉내 내야만 했다.
그것이 진짜든 가짜든 상관없었다.
케일라 보웬에게 남겨진 마지막 시련은 바로 그것이었다.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든 그녀의 시선은 천천히 옆으로 옮겨졌다.
눅눅한 철창 바닥에 늘어져 있는 포로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왔다.
어깨에 드리운 긴 머리칼이 땀과 피로 엉겨붙은 채 입술이 터져 피가 말라붙거나 끝내 고개를 떨구고 있는 여인들.
그녀들은 제국의 가드맨이기도 했고 임전무퇴를 외치는 충직한 커미사르²³였으며 고귀한 아엘다리²⁴의 전사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좁고 어두운 철창 속에서 모두가 이름 없는 고깃덩이에 불과했다.
오직 분명한 것은 같은 철창에 갇혀 같은 운명을 기다린다는 사실뿐이었다.
신념과 종족 따위의 구분은 녹색 짐승들의 지옥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케일라 보웬은 숨을 고르고 낮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그녀들에게 속삭였다.

"다들…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내일, 저 짐승들은 우리를 끌고 갈 거야. 거기서 저것들이 뭘 하든… 살려면 고통스럽게 울부짖어야 해. 마치 살이 찢기는 것처럼… 뼈가 부러지는 것처럼… 그렇게 고통을 연기하고 울부짖어야 해. 그게 우리가 살 길이야."

어둠 속에서 몇몇 포로는 고개를 끄덕였고 또 다른 이들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그 순간, 차갑게 빛나는 시선 하나가 케일라 보웬을 꿰뚫었다.
피로 얼룩진 얼굴을 들이킨 이는 인간이 아니었다.
인간보다 키가 한 뼘은 더 크고 마른 듯하면서도 균형 잡힌 유려한 곡선이 매끄럽게 뻗어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쇳소리와도 같았고 꺾이지 않는 칼날처럼 철창 안을 울렸다.

"미쳤군, 몬 케이²⁵. 나는 네가 저 추악한 짐승들과 나누는 이야기를 모두 들었다. 그 더러운 연극에 몸을 내맡기느니… 난 차라리 죽음을 택하리라. 저 추악한 짐승들의 손에 더럽혀지느니… 차라리 내 목숨을 내놓겠다."

엘다²⁶ 여전사의 눈빛은 맹렬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녀의 선언은 단순한 반발이 아니라 종족의 자존심과 전사로서의 맹세가 뒤엉킨 최후의 결의였다.
적어도 그녀에게 죽음은 패배가 아니었고 오히려 타락보다 더 고귀한 선택이었다.
죽음을 받아들이겠다는 그 단호한 선언은 케일라 보웬이 내뱉은 차갑고 실용적인 생존의 논리와 정면으로 부딪히며 긴장감을 일으켰다.
그리고 또 다른 포로가 이에 호응하듯 케일라 보웬을 향해 얼굴을 정면으로 들이밀며 낮게 뱉어냈다.
그녀는 커미사르였다.

"내가 저 외계종의 말에 공감하는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군. 케일라 보웬… 이단 족속들에게 다리를 벌릴 생각하지 말고, 황제 폐하를 위해 장렬히 산화할 생각을 해라. 네가 하려는 짓은 인류의 존엄을 내던지는 배신이다. 만약 내게 총이 남아있었다면 널 당장 쏴죽였을 거다."

그 말은 철창 안의 공기를 갈라놓았다.
몇몇 포로들은 숨을 멈추었고 어떤 이들은 흔들리는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붙잡았고 또 누군가는 떨리는 손으로 제 무릎을 감싸쥐며 고개를 숙였다.
철창 안의 절망은 이제 존엄과 생존이라는 이름으로 찢겨 나뉘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긴 침묵을 뚫고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가장 나이가 어린 여성 포로였다.
그녀의 얼굴은 눈물과 피로 얼룩져 있었고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꺾일 듯 위태로웠다.

"저는… 살 수만 있다면… 무엇이라도 할 거에요. 끝까지 살아남아서… 다시 고향에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 말은 마치 어두운 감옥 전체에 던져진 불씨 같았다.
존엄 속에서 거부하는 분노와 절망 속에서 생존을 택한 떨림이 서로 뒤엉키며 좁은 철창은 저마다의 무거운 심정으로 무겁게 요동쳤다.
케일라 보웬은 철창 바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얼굴은 어둠 속에서 불안과 긴장으로 굳어 있었지만 목소리만큼은 흔들림 없었다.

"고귀함도, 존엄도… 저 짐승들에게는 무참히 찢겨 짓밟힐 뿐이야. 내일 저 짐승들의 침대에 오르면, 고통스럽게 울부짖고, 신음을 내야 한다고… 그게 진짜 고통이든, 연기든 상관없어. 그린스킨들은 구분 못 해. 그들은 싸움의 음악만을 듣는 짐승일 뿐이니까. 당신들도 혹시 생각이 바뀐다면 나를 따라 해야 해."

*    *    *

아침이 밝자 그린스킨들은 철창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더 이상 이전의 보이가 아니었다.
살덩이와 강철이 기괴하게 융합된 사타구니의 구조물은 그린스킨조차 눈을 크게 뜨게 할 만큼 괴상했고 흉물스러웠다.
철판과 살점이 억지로 맞물려 꿈틀거리는 모습은 살아 있는 생명체라기보다는 폭력과 광기 그 자체가 육화된 괴물에 가까웠다.
그것의 움직임은 삐걱거렸지만 그 삐걱임조차 그린스킨 특유의 야만적 흥분으로 번져 나갔다.
투기장을 둘러싼 수많은 보이들은 새로운 장난감을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들떠 서로를 밀치고 울부짖으며 환호성을 질렀다.
핏빛 하늘 아래 첫 피가 튀는 시합을 갈망하는 함성은 마치 와아아의 포효처럼 광장을 뒤흔들었다.
곧 철창이 열렸다.
녹슨 경첩이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내지르며 활짝 열리자 케일라 보웬과 포로들이 강제로 끌려 나왔다.
쇠사슬은 살을 파고들었고 발걸음마다 진흙탕 속으로 몸이 질질 끌렸다.
그녀들의 얼굴에는 굴욕과 공포가 엉겨 붙어 있었으나 누구도 발버둥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러나 케일라 보웬의 눈빛만큼은 달랐다.
그녀는 전날 밤, 자신이 내뱉은 충고가 이제 현실로 다가왔음을 직감하고 있었다.
또한 그녀는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울부짖고 비명을 내지르며 싸움 같은 연극을 완벽히 해내지 않는다면 모두가 산 채로 찢겨나갈 것이라는 사실을.
이것은 단순한 굴욕이 아니었다.
살아남기 위한 연극이자 피와 비명을 무기로 삼는 최후의 시도였다.
빅 멕은 새로운 무기를 시험하듯 케일라 보웬을 가장 앞으로 내던졌다.
쇳덩어리 같은 손아귀가 그녀의 어깨를 잡아 세차게 밀자 케일라 보웬은 진흙탕 위에 거의 쓰러질 듯 휘청이며 나아갔다.

"약골 휴미, 직접 시범을 보여라. 이게 정말 싸움 같은 재미가 되는지 말이야."

투기장을 가득 메운 그린스킨들의 환호가 굉음처럼 쏟아졌다.
케일라 보웬의 심장은 미친 듯 고동쳤고 온몸은 불타는 듯 긴장으로 떨렸다.
그녀는 수백 명의 생존이 걸린 시범자였다.
그녀가 실패하면 모두가 죽는 것이었다.
철창이 덜컥 열리고 거대한 그린스킨이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
녹색 피부 위로 수술 자국처럼 남은 철판이 붙어 있었고 사타구니에는 흉측한 임플란트가 삐걱거리며 기름을 흘리고 있었다.
숨을 쉬며 거대한 흉곽이 오르내릴 때마다 그 몸에서 쇳내와 피비린내가 동시에 뿜어져 나왔다.
그 체구는 케일라 보웬의 두 배는 족히 넘었고 새로 달린 임플란트의 흉측한 형상은 상상 이상으로 위압적이었다.
그녀의 눈에는 그 거대한 그림자와 함께 인간이라는 종이 그린스킨 앞에서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뼈저리게 느껴지는 공포가 드리워졌다.
케일라 보웬은 숨을 몰아쉬며 진흙 위로 몸을 뉘었다.
찰박거리는 진흙탕에 등을 붙인 채 그녀는 힘겹게 허벅지를 벌려 천천히 몸의 균형을 틀었다.
도망치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상대를 끌어들이려는 듯한 태도였다.
그린스킨은 그 모습에 본능적으로 이끌려 천천히 앞으로 다가왔다.
삐걱대는 임플란트가 그녀의 시야를 가득 메웠지만 케일라 보웬은 눈을 돌리지 않았다.
그녀는 하이브 월드의 음습한 구역에서 배운 생존 방식을 계속 속으로 되뇌이고 있었다.
도망칠 수 없다면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스스로를 미끼로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그 미끼는 천천히 짐승을 이끄는 움직임이 되어 투기장의 공기를 뒤흔들고 있었다.
그렇게 배와 배가 맞부딪히는 순간, 케일라 보웬은 뜻밖의 감각에 사로잡혔다.

'…이렇게까지 거칠고 강렬한 건, 처음이야!'

압도적인 힘과 무게에 짓눌리면서도 그녀의 몸 어딘가에서는 스스로도 놀랄 만큼 본능적인 낯선 전율이 흘러넘쳤다.
부끄러움이 엄습했고 죽음의 공포와 살아남고자 하는 광기가 교차하며 케일라 보웬은 자신도 모르게 울부짖었다.
그러나 그녀의 역할은 쾌락과 성적 만족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그린스킨들에게 싸움 같은 연극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케일라 보웬은 있는 힘껏 몸부림치며 목소리를 찢어냈다.

"아악! 이 미친 짐승아! 멈춰! 아아아악!"

투기장의 그린스킨들은 그녀의 목소리에 잠시 숨을 죽였다.
케일라 보웬의 찢어지는 울부짖음은 분명 고통의 신음이었으나 동시에 전장의 한복판에서 병사가 터뜨리는 전투의 함성과도 닮아 있었다.
그녀는 일부러 그린스킨의 어깨와 등을 손톱으로 긁어 피를 흘리게 했고 온몸을 뒤틀며 무참히 짓밟히는 패잔병을 연기했다.
그 처절한 발버둥과 울부짖음은 보는 자로 하여금 그것이 단순한 연기가 아닌 실제 전투의 일환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그 절규는 폭력을 갈망하는 그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그린스킨들은 서로 밀치며 그 광경을 더 잘 보기 위해 철창 앞으로 몰려들었다.
지금 그들이 목격하는 것은 진짜 전투가 아니라 인간의 몸부림이 만들어낸 연극 같은 전투였으나 그들은 그것에서 폭력의 냄새와 싸움의 기운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케일라 보웬은 수치심에 온몸이 휩싸여 있었지만 동시에 광기 어린 생존 본능이 그녀의 움직임을 이끌었다.
마구 허리를 움직여대던 보이는 송곳니를 드러내며 승리의 광소를 터뜨렸다.
주변을 둘러싼 그린스킨들은 고함을 치며 발을 구르고 마치 신나는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들처럼 날뛰기 시작했다.
케일라 보웬은 그제야 안도했다.
이 연극이야말로 그녀와 포로들을 내일도 숨 쉬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는 것을.
우르르 터져 나오는 그린스킨들의 환호성과 광소가 장내에 진동을 일으켰다.

"더! 더! 깔아 뭉개라! 작살내! 와아아아아아!"

그것은 단순히 흥분의 고함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가 탄생한 순간을 축하하는 야만의 합창이었다.
거대한 녹색 무리 사이로 와아아 에너지가 소용돌이치며 비록 진짜 전투가 아님에도 그들은 마치 전장의 흥분을 그대로 체험하는 듯 동일한 기세를 내뿜었다.
커미사르를 위시한 일부 강직한 포로들은 눈을 감고 죽음을 기다렸지만 대부분은 본능적으로 혹은 마지막 생존 본능에 떠밀려 결국 케일라 보웬을 따라 절규와 신음을 토해냈다.
특히 엘다 여전사는 전날의 결의가 무색하게 마치 다른 존재가 된 듯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녀들의 얇은 교성 하나하나는 고통의 연기가 되어 그린스킨들의 와아아를 더욱 자극하는 불씨가 되었다.
보이들은 철창을 두드리며 미쳐 날뛰었고 그들의 고함은 전장을 가득 메우는 전투의 곡조가 되었다.
워로드는 만족스러운 듯 천천히 빅 멕을 돌아보았다.
붉게 이글거리는 거대한 눈빛이 그를 꿰뚫었고 두꺼운 엄니 사이로 흘러나온 웃음은 짧고 굵었다.

"빅 멕! 지금 당장, 나머지 아그덜에게도 전부 달아라. 다들 와아아를 내뿜게 해! 내 아그덜 전부가 이걸 갖추면… 난 가즈쿨을 능가하는 은하에서 제일 거대한 와아아를 지닌 워로드가 될 거다!"

빅 멕은 기름에 절은 손으로 찌그러진 머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목소리는 낮았으나 삐걱대는 톱니바퀴 소리와 함께 불안하게 흔들렸다.

"어… 보스, 이거 진짜 기가 막히긴 하지… 이건 그야말로 와아아스러운 물건이지만… 보스, 아그덜한테 전부 이식하려면 그만큼 손이 많이 간다고…"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에 공기를 찢는 굉음이 터졌다.
워로드의 거대한 주먹이 벽에 내리꽂히자 녹슨 철판이 울부짖으며 갈라지고 천장이 흔들렸다.
그린스킨들은 그 소음에도 크게 웃으며 더 큰 환호를 질러댔다.
워로드는 우뢰처럼 울리는 포효로 빅 멕의 대답을 찍어누르듯 외쳤다.

"그럼 멕보이와 페인보이 전부를 다 끌어모아! 손이 부족하다면, 그 손을 늘리면 될 것 아니냐! 은하의 온갖 고철덩이 속에서 기어 나오는 그 잡것들을 전부 붙잡아 와라! 그리고 다른 별에 틀어박힌 빅 멕과 매드 닥²⁷ 놈들에게도 똑같이 내 말을 전해! 내 말이 너거들 귓구녕에 제대로 안 박힌 것 같다면, 내가 대가리를 뽑아내 그 위에 직접 임플란트를 달아준다고 말이야! 내 아그덜 전부가 이 임플란트를 달아야 한다고!"

워로드의 발걸음 하나하나는 마치 땅을 찍어누르는 망치 같았다.
그 충격으로 바닥의 금속판이 찌그러지고 파편이 튀어 오르며 가까이 있던 보이들의 살결을 스쳤지만 그들은 오히려 더 크게 웃고 더 크게 포효했다.
워로드는 피칠갑 된 주먹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마치 은하 자체에 선전포고하듯 외쳤다.

"이제 원하든 원치 않든, 이 임플란트는 퍼져 나간다! 내 아그덜이 전부 그것을 달고, 은하 전역에서 가장 거대한 와아아를 울려 퍼뜨릴 때, 내 이름은 모든 별의 하늘에 울려 퍼질 것이다! 나는 어떤 우미즈도, 어떤 팬지스²⁸도, 어떤 옼스도 넘볼 수 없는 고크와 모크²⁹의 사도가 될 것이다!"

그의 목소리는 폭풍처럼 번져나갔다.
그날 이후, 그린스킨의 사회에는 단순한 오락이 아닌 새로운 문화가 태어났다.
생식기 임플란트는 더 이상 기묘한 장난감이 아니라 전투와 병력의 손실 없이도 와아아 에너지를 증폭하는 또 하나의 무기였고 전 은하로 퍼져나갈 파멸의 씨앗이었다.
철봉을 삽입하고 포자와 살덩이를 끓여 빚어내는 이 기괴한 구조물의 도면은 순식간에 은하 곳곳으로 번져나갔다.
각 행성의 빅 멕들에게도 전해진 이 설계는 마치 그린스킨의 유전자에 새겨진 운명처럼 폭발적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각지의 오크 월드³⁰마다 수많은 그린스킨들이 줄을 서서 그 불길한 수술을 요구했다.
수술은 더 이상 단순한 장난이나 실험이 아니었고 그것은 신성한 제의처럼 번져나갔다.
그러나 곧 새로운 문제가 대두되었다.
그린스킨들이 전투 없이도 와아아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바운시 깃츠³¹라 불리는 여성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
전투의 환희를 가장한 비명과 울부짖음 없이는 임플란트가 야기하는 흉포한 충동조차 곧잘 식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각 워밴드³²의 워보스³³들은 서로 경쟁하듯 포효하며 명령을 내렸다.

"더 많은 바운시 깃츠를 잡아와라! 우미즈든, 팬지스든, 심지어 블루 깃츠³⁴든 상관없다! 와아아를 뿜게 할 수 있는 약골 새뀌들이라면 모조리 사슬에 묶어 가져와라! 그 출렁거리는 약골들이 없으면, 이 와아아 몽둥이도 썩어버린 고철이나 다름없다고!"

예전처럼 무작정 행성을 파괴하고 도시를 불태우는 녹색의 폭풍은 여전했으나 이제는 여성 포획이 그들의 최우선 목표가 되었다.
함선은 수감을 위한 거대한 감옥으로 개조되었고 바운시 깃츠는 그린스킨의 최우선 전쟁 물자가 되어 수많은 행성에서 그녀들이 내지른 절규가 와아아의 합창과 섞여 녹색의 전장을 가득 메웠다.

*    *    *

나는 보고서를 읽는 내내 차가운 침묵 속에 잠겨 있었다.
그린스킨은 언제나 단순한 야수, 전투와 파괴밖에 모르는 족속으로 여겨졌다.
나는 그 생각을 오래도록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기록은 내 확신을 부숴 버렸다.
그들은 이제 전쟁이 없어도 포로를 통해 그들의 불경한 에너지인 와아아를 길러내고 있었다.
인간과 엘다, 타우³⁵ 여성이 흘리는 신음과 비명은 그들에게 새로운 전투의 함성으로 변해 울려 퍼지고 전장이 없으면 "바운시 깃츠랑 허리 싸움해"라는 말이 전염병처럼 각 클랜과 워밴드로 확산되고 있다는 문장에 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린스킨의 언어는 언제나 직설적이었다.
그들이 허리 싸움³⁶이라 부르는 이 불경한 오락 문화는 인간적 의미의 성적 교감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그것은 오로지 기괴한 생식기 임플란트를 무기로 삼아 누가 더 오래 버티고 누가 더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지를 겨루는 전투의 일종이었다.
방식은 단순했다.
방어자인 포로가 일정 자세를 취하면 공격자인 그린스킨이 이에 호응하여 자신의 임플란트를 포로의 생식기에 삽입 후, 서로의 하체를 맞부딪히고 임플란트가 삐걱대며 고통과 압박을 가하는 동안 끝내 한쪽이 쓰러지거나 기절할 때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방어자는 공격자에 대한 타격이 허용되었다.
그 결과 허리 싸움은 익히 알려진 얼굴 먹기 대회³⁷ 같은 그린스킨 특유의 오락적 모방 문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유대도 교감도 존재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흘러나오는 모든 부산물은 결코 애정과 생식 본능의 발현이 아니었다.
오직 허리의 힘과 체력, 와아아를 끌어올리는 절규만이 존재하는 놀이였으며 철저히 전투와 동일한 궤도 위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놀이의 상대가 되는 여성 포로들은 이제 바운시 깃츠라 불렸다.
그 어휘는 노골적으로 여성의 유방과 엉덩이를 빗댄 조롱이자 희화화된 호칭이었다.
이 이름은 명백히 조롱조였으나 실상은 오코이드³⁸ 생태에서 그녀들의 역할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었고 우스꽝스러운 어감 뒤에는 종족 경계를 무너뜨린 기형적 교접의 광기가 숨어 있었다.
여성 포로들의 생존율은 과거보다 비약적으로 높아졌지만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생존이 아니라 성적 착취를 당하는 소모품으로써의 연명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저 이름은 내게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린스킨 사회에 전파된 임플란트의 초안이 누구에게서 비롯되었는지는 알아낼 수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설계자의 부재가 이 재앙의 실재성을 전혀 훼손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이름 없는 불씨가 숲을 태우는 데 불씨의 이름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더욱이 보고서는 이 임플란트가 포로에게 단순히 성적 고통을 가하는 장치가 아님을 지적하고 있었다.
삽입 후, 약 20분이 경과하면 그린스킨 개체는 오코이드 진균 체액의 급속한 소모로 인해 전신의 진력이 고갈되어 그대로 쓰러지고 하루 가까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기절 상태에 빠져들었다.
이 휴지기는 단순한 실신이 아니었다.
깨어난 그린스킨 개체들은 자신의 위신을 회복하려는 본능적 발작에 사로잡혔고 그 결과는 이전보다 더욱 격렬한 투지와 와아아의 폭발이었다.
이 불경한 장치는 그린스킨 개체들의 육체를 의도적으로 탈진시켜 투지를 다시 불붙게 만드는 일종의 와아아 에너지 순환 장치였으며 그 자체가 전쟁을 대체하는 의식 도구로 기능하여 그들은 이제 포로 덕분에 내전을 대체할 놀이를 얻었다.
이 놀이는 그린스킨들의 유희적 본능이 빚어낸 산물이겠으나 그로 인한 변화가 단순한 습속의 변형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가장 충격적인 것은 따로 있었으니 그것은 오쿠스 하이브리다³⁹라는 존재였다.
보고서는 이 새로운 개체들에 대해 해부학적 특징을 덧붙이고 있었다.
그린스킨과 인간 사이에서 정확히는 오코이드 포자와 인간의 생리 사이에 비정상적 융합이 성립했다고 기술하고 있었다.
이 오쿠스 하이브리다의 존재는 본래 은하 전역에서 오래도록 전해져 내려오던 불경한 소문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무려 수천 년 동안 그녀들은 단순히 디가⁴⁰라 불리는 배반자 야만 인류들 혹은 정신나간 포로들의 잔재로 기록되어 왔다.
디가란 원래 변방계에 고립된 탐사대의 후예들로 그린스킨과의 교류 속에서 그들의 원시적 기술과 문화에 오염된 채 추악한 이단의 길을 걸은 자들이었고 이들은 오래도록 별 볼 일 없는 황제의 빛에서 멀어진 야만 부족 정도로 취급되어 왔다.
그러므로 오쿠스 하이브리다의 보고가 처음 접수되었을 때, 다수의 인퀴지터⁴¹들과 마기 바이올로지스⁴²는 그녀들을 디가의 일원으로 치부하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아그리 월드⁴³ 세르비투마⁴⁴ 행성에 침공해 온 그린스킨 군세가 방위군에 의해 소탕되면서 진실은 피비린내 속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리고 그 진실은 오쿠스 하이브리다의 존재가 더는 오해에 속할 영역이 아니었으며 그 존재들은 이미 오래전에 그린스킨 정착지 생태계에 편입되어 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나는 그 대목에서 불쾌한 진실을 더는 외면할 수 없음을 인정했다.
이 변질은 약 5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장기적으로 구속되어 있던 여성 포로라는 토양을 통해 그린스킨이라는 종족이 본래 지닌 포자 중심 생태와 집단적 현실 왜곡 능력이 피워낸 결과였다.
그야말로 무분별한 그린스킨의 이단성과 나약한 인간의 생존 갈망이 낳은 가장 끔찍한 결합체였다.
겉보기로 그녀들은 인간에 가까웠으나 피부는 곰팡이 막처럼 연녹색으로 변질했고 근골격은 그린스킨을 흉내 내듯 스펀지 형태의 균류 물질로 가득했으며 내부 장기는 오코이드 포자 균사와 결합해 끈질긴 재생력을 보였다.
무엇보다 그녀들의 자궁은 더 이상 인간의 생식 기관이 아니었고 보고서는 그것을 일종의 포자 배양실이라 명명하고 있었다.
그 한 단어가 곧 그녀들의 자기소개이자 생태적 지위를 정의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쿠스 하이브리다는 그것으로 일정 간격에 따라 오코이드 생명체를 생산해내고 있었다.
그 과정은 임신이 아닌 균사 조직과 포자를 증식하고 분화하는 데 가까웠다.
문제는 그 주기와 속도였다.
짧은 간격마다 그린스킨 개체가 쏟아졌고 그렇게 태어난 개체들은 불과 한 달 안에 일정량의 먹이를 섭취한다면 오크로 그렇지 못한다면 그레친으로 자라났다.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며 목이 타들어 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기존 오코이드 포자 확산이 언젠가 자라날 미래의 위협이었다면 오쿠스 하이브리다는 전장에서 곧바로 병력을 빠르게 빚어내는 즉발적인 재앙이었다.
더 나아가 이 오쿠스 하이브리다들은 생전의 기억과 자아를 상당 부분 보존하고 있었다.
나는 기록 속에 무심히 쓰인 생전이라는 단어에 시선을 오래 머물렀다.
내 사견을 덧붙이자면 보고서의 필자가 쓴 그 표현은 본질적으로 너무도 적절했다.
어떻게 적응했건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았건 이미 그녀들은 인간으로서는 죽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비록 멀쩡히 숨을 쉬고 기억과 자아의 파편을 간직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존엄을 이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더 깊은 변질을 증언하는 증거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녀들의 존재론적 자각이 어떻든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보고서는 그녀들을 분명하게 생전의 기억, 변질 이전의 기억을 지닌 개체라 분류하고 있었으며 그 점은 가장 경계를 불러일으키는 대목이었다.
그녀들은 인간 시절의 언어와 기술 지식을 간직한 채 그것을 멕보이나 혹은 그와 유사한 족속에게 흘려주었다.
특히 화망 전술, 기갑 운용법, 심지어 함선 정비와 병참 수송 절차에 이르기까지 원래라면 그린스킨이 결코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없는 지식이 그들의 손에 쥐어지고 있었다.
그 결과는 분명했다.
오쿠스 하이브리다를 보유한 워밴드의 전쟁 기계와 화기들은 기존엔 고철을 억지로 붙여 만든 난잡한 기계 덩어리에 불과했지만 점차 구조적 효율성과 안정성을 띠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잡종 생태가 아니라 포로 자체가 적의 무기가 되어 되돌아오는 불경한 환원이었다.
게다가 그녀들은 이제 그린스킨 사회에서 이질적이지만 기묘한 동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으며 전략적 안목이 뛰어난 워보스들에게는 전술적 자산으로까지 취급되고 있었다.
그들은 오쿠스 하이브리다를 가리켜 움블린⁴⁵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녀들에 대한 호칭은 곧 움브⁴⁶라는 축약형으로 변형되었는데 그롯, 스놋⁴⁷처럼 그린스킨 특유의 기괴한 발성과 둔탁한 웅얼거림에 기인한 발음상 축약만이 아닌 자궁을 뜻하는 원초적인 어원에서 비롯되었으며 주로 전장에서 간결하게 호명할 때, 사용되었고 대부분의 오크들은 폽벨리즈⁴⁸라 멸칭하면서 오쿠스 하이브리다들의 볼록하게 부푼 하복부를 조롱거리 삼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오쿠스 하이브리다가 스노틀링⁴⁹과 기묘한 유대를 형성한다는 점이었다.
그녀들은 평소에도 이 작은 개체들을 안아주며 일종의 대리 모성처럼 품어 주었는데 이는 그린스킨 사회에서 극히 이례적이고 평화로운 애착 행위로 관찰되었다.
스노틀링들 역시 이를 거부하지 않았고 오쿠스 하이브리다의 근처에서는 평소 제멋대로인 본성을 억제하여 매우 온순하게 변하였으며 틈만 나면 품에 안기려 몸을 비볐다.
이렇게 애착 관계가 형성된 스노틀링들은 오쿠스 하이브리다를 경유하면 명령 인식률이 눈에 띄게 증폭되었고 그 결과 오크들은 스노틀링들에게 직접 지시하는 대신 그녀들을 통해 명령을 하달하는 방식을 선호하였다.
게다가 스노틀링들은 젖을 얻어먹었을 때, 어리석은 기질을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육체가 급속히 발달하여 보이에 준하는 근력을 지니게 되었는데 그들은 빅틀링⁵⁰이라 불리며 마치 친위대처럼 오쿠스 하이브리다를 보호했다.
반면 그레친들은 상황이 달랐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그녀들보다 하위 계층에 머물러 있으나 개별적 충성은 약했고 집단으로 모였을 때는 단독의 오쿠스 하이브리다를 제압하려는 대담한 시도를 하기도 했다.
특히 그들은 평소에는 비굴적으로 마마 보스⁵¹라 아부하며 오쿠스 하이브리다의 곰팡내 나는 젖을 갈구하였고 때때로 강제로 착정하여 생물성 자원을 빼앗으려 하였다.
이는 젖을 얻어먹은 그들이 여전히 왜소하지만 지능은 비약적으로 발달하여 단순한 허드레꾼을 넘어 참모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었고 그렇기에 단순한 하극상이라기보다는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기괴한 적응 행위였다.
따라서 그레친과 오쿠스 하이브리다의 관계는 스노틀링들과의 애착적 유대 관계와 달리 언제나 비굴과 하극상이 뒤섞인 불안정한 균형에 놓여 있었다.
다만 이러한 급속 진화들은 오쿠스 하이브리다의 젖을 아주 장기간 동안 섭취한 그린스킨 개체들에게만 제한적으로 발현되는 현상이었고 발달한 지적 능력은 곧 지나친 간섭과 오만한 자신감으로 이어져 보스의 분노를 사 결국 머리통이 깨져 나가는 것이 다반사였다.
그럼에도 이 불경스러운 변질들은 그린스킨 사회의 균형에 새로운 변수를 더한 것이 분명했다.
이 모든 것은 그저 희화화된 명칭이나 조롱의 산물들이 아니었다.
새로운 사회적 결속이자 포로의 영구적 변질을 상징하는 증거였다.
그리고 동시에 더 이상 이것이 일시적 오염이 아님을 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전투가 없는 날에도 그녀들은 무리의 전투적 본능을 끌어올리는 촉매가 되었고 그것은 성적 흥분이 아니라 내전을 대신하는 전투 의식이자 불필요한 병력 소모를 차단하는 억제망이었다.
몇몇 부족은 이미 임플란트 관리와 형태를 규격화하며 오쿠스 하이브리다를 위한 자원도 따로 할당하고 있었다.
이런 체계가 자리 잡은 그린스킨 사회의 내전은 줄었고 병력은 쌓였으며 와아아의 주기는 더 짧아졌다.
그린스킨을 붙잡아 두던 유일한 안전장치인 서로 싸우며 죽여대는 본능적 균형이자 자기잠식적 평형이 오쿠스 하이브리다 생태가 도입된 순간부터 제동이 풀려버린 것이었다.
또한 감청 기록에 따르면 일부 개체들은 오쿠스 하이브리다를 대상으로 한 폭력 시도에서 예기치 못한 반응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녀들은 강력한 페로몬성 포자 분사를 통해 최대 놉급 그린스킨 개체까지의 의식과 신경 활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며 도주하거나 그 틈을 이용해 강제 교접을 시도하는 등 능동적 행위를 보이기도 했다.
이 현상은 기존 오코이드 생태의 무성 번식 구조와 근본적으로 괴리되는 것이며 동시에 오쿠스 하이브리다의 정신 및 본질적 변질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었다.
다행히 보고서는 오쿠스 하이브리다의 변질적 능력이 적극적으로 타자를 지배하거나 그린스킨 무리를 장악하는 도구로 쓰이지 못한다는 것을 덧붙이고 있었다.
이 발현은 상시로 발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극에 달한 욕정 혹은 눈앞에 드리워진 위협에만 폭발적으로 분출되는 것이며 의지로 길들일 수 있는 능력이 아닌 생존 본능과 결부된 원초적 충동일 뿐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거기서 아직 제국의 명운에 황제 폐하의 자비가 닿고 있음을 감사하게 여겼다.
오쿠스 하이브리다가 높은 지능과 이단적 변질 능력을 겸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린스킨 사회에서 존중받는 위치에 놓이지 않은 이유는 바로 그 점에서 기인한 것이며 특출난 위력 수단 없이 그녀들은 그린스킨 사회에서 하위종인 스노틀링이나 그레친보다는 우위지만 여전히 약골을 벗어난 위상에 이르지 못하였다.

"저 움브 새뀌들은 우리랑 같은 초록색이고, 와아아에 대해서도 잘 아는 아그덜이지! 근데 저 새뀌들이 우리에게 안되는 이유는 휴미나 팬지들처럼 주먹으로 붙으면 한 방에 찌끄러지는 약골 새뀌들이라서다."

위 문장처럼 실질적으로 무력 계급에 해당하는 보이들부터는 그녀들을 그저 기형적 오락과 변질된 생태적 도구로 취급할 뿐이었고 결정적으로 오쿠스 하이브리다라 불리는 이 변질적 존재들은 은하적 관점에서 끔찍한 위협이 분명하나 그 탄생의 바탕이 되는 포로들에게 오코이드 생명체의 환경은 모든 차원에서 가혹하고 무자비했다.
그린스킨의 야만적 사회를 장기간 견뎌낼 수 있는 포로는 극히 드물었으며 대부분은 길어도 한 해를 버티지 못한 채 죽음에 이르렀다.
따라서 황제의 빛이 미치지 못하는 가장 깊은 심연 속에서조차 그 외계적 오염이 전 은하로 들불처럼 번져나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볼 수 있었다.
그것만이 내가 이 일기를 적으며 느낀 작은 위안이었다.
그러나 나는 끝내 냉엄한 결론을 내렸다.
지금은 희박한 사례에 불과하다 하나 언젠가 이 더럽혀진 변질이 누적된다면 그것은 은하적 재앙이 될 것이고 종족 간의 경계마저 허물어뜨리는 자연적 오염으로 자리 잡으리라.
보고서에는 생존을 갈망하던 포로들의 본질이 드러나 있었으나 그 뿌리 아래에서 움튼 것은 결국 인간도 그린스킨도 아닌 이단적 변질체였다.
인류와 외계의 구분이 무너지고 포자와 황제의 성육이 한데 엉겨붙은 이단적 생명이 새로운 질서로 퍼져 나간다면 그것은 곧 황제 폐하의 권위에 대한 모독일 뿐 아니라 인류의 생득권을 무너뜨리는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끔찍한 사실은 장기 추적 결과에 따르면 이 모든 현상이 이마테리움⁵²과 무관하다고 반복해서 지적하는 점이었다.
바로 그 점이 가장 불길했고 가장 위험했다.
누군가의 의지가 개입되지 않아도 자연히 자리 잡는 이단 현상만큼 불경한 것은 없기 때문이었다.
나는 천천히 펜을 들었다.
종이 위로 드리운 나의 손끝은 흔들림이 없었다.
차갑게 적어 내려가는 명령들 속에 망설임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미 판결은 내려졌고 나는 단지 그것을 종이에 옮겨 적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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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이름으로 선포한다. 이 변질적 생태는 발견 즉시 불태워야 할 오염이다. 이를 방치하고 확산을 허용하는 것은 인류에 대한 모독이며 가장 큰 이단이다."

인퀴지터 서명: 마르쿠스 발타르
인류제국 인퀴지션⁵³, 오르도 제노스⁵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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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쿠스 하이브리다 개체 감청 기록 보고
수신처: 인퀴지션 오르도 제노스 협력감시국 산하 최전방 외계종 위협 관측소
보고자: 나디아 데인
관측지: 오크 월드 그락투스⁵⁵ 행성, 워밴드 스컬보이즈⁵⁶ 점거 구역 외곽지

관측 과정:
본 기록은 그린스킨 워밴드 내부에서 활동 중인 오쿠스 하이브리다 개체 이하 움블린과 그린스킨 개체 그레친 간의 상호작용을 은닉 설치한 감청 장치를 통해 확보한 것임.
관측 환경은 전리품 분배 구역으로 주변에는 보이 및 놉급 오크 병력이 다수 배치되어 있었으며 대상 개체는 구속된 상태가 아니었고 제한된 운신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다 접근해 온 하위종과 직접적인 물리적 충돌을 일으킴.

감청 내용:
"이 썩을 배빵빵이 휴미! 배 좀 봐, 빵빵하게 터질 것 같네! 배가 그렇게 불룩하면 곧 터져버리겠어!" - 그레친
"닥쳐, 이 쪼끄만 쓰레기 놈아! 감히 나를 휴미라고 부르다니!" - 움블린
"끄악! 죄송해요! 마마 보스!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보스처럼 힘이 장사십니다요! 아야야!" - 그레친
"이 스퀴그 똥 덩어리 같은 새뀌! 그 혓바닥 달고 네가 오래 살 것 같냐? 내가 널 낳았고, 내가 널 팬다! 내 젖은 네 뇌를 부풀릴 수 있고, 내 주먹은 네 머리통을 깨부술 수 있지! 까불지 마라!" - 움블린
"아이고! 물론입죠, 마마 보스… 음… 헤헤… 마마 보스! 그 곰팡이 젖, 한 모금만 먹어도 될까요?" - 그레친
"물론, 안 되지! 너같은 그롯 새뀌가 이걸 먹을 깜냥이 되냐? 한 방울이라도 처마시고 싶음, 니빨 백 개는 가져와! 니빨 없으면 꿈도 꾸지 마라!" - 움블린

확인 사항:
움블린은 언어와 사고방식에서 완전히 그린스킨식 문화를 내재화함.
그레친은 상호작용 과정에서 조롱이 복종으로 즉각 태세가 전환되며 움블린을 포로나 적성 생물이 아닌 상위적 존재로 인식함.
이는 움블린이 단순한 전장의 전리품이 아니라 그린스킨 사회 내부 질서에서 그레친 위에 군림하는 위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실질적으로 오코이드 생명체들의 군사적 내구성에 기여하고 있음을 증거함.
또한 움블린의 유즙은 그것을 섭취한 그린스킨 하위종 개체의 체내에서 균사 조직의 재배열과 증식을 촉진시키며 급진적 성장을 가속화시키는 것으로 추정됨.

보고자 주석:
"장기적인 수용 과정을 거쳐 변질된 여성 포로들은 인간적 요소를 완전히 상실했고 오크적 질서에 편입되는 괴물로 전락했습니다. 황제 폐하의 빛이 우리를 감싸 주시어, 인류가 이 불경한 오염으로부터 지켜지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언젠가 괴물로 전락한 그녀들에게도 황제 폐하의 자비가 닿아, 고통 속에서 왜곡된 영혼들이 정화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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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쿠스 하이브리다 관련 그린스킨 개체 감청 기록 보고
수신처: 인퀴지션 오르도 제노스 협력감시국 산하 최전방 외계종 위협 관측소
보고자: 루키우스 말락
관측지: 오크 월드 아이언 포지⁵⁷ 행성, 워밴드 스미스보이즈⁵⁸ 점거 구역 외곽지

관측 과정:
본 기록은 그린스킨 워밴드 내부에서 활동 중인 그린스킨 개체 오크와 그레친 간의 상호작용을 은닉 설치한 감청 장치를 통해 확보한 것임.
관측 환경은 그린스킨 야영지 주변의 고철 잔해 속에서 음주 및 싸움으로 피로에 젖은 놉급 그린스킨 개체가 하위종에게 명령을 내리는 상황이었음.

감청 내용:
"오이! 거기, 쪼끄만 놈! 이리 와 봐!" - 놉
"어… 저, 저요?" - 그레친
"그래! 가까이 와보라고!" - 놉
"무슨 일이에요? 뽀… 끄아악!" - 그레친
"쪼끄만 그롯 자식이 오라면 빨리 텨 올 것이지, 말이 많아!" - 놉
"아이쿠! 아이구구… 머리 터지겠다!" - 그레친
"닥쳐, 이 약골 자식아! 내가 오늘은 특별히 니눔의 탄생 비밀을 알려주지! 귓구멍 열고 잘 들어라!" - 놉
"탄, 탄생의 비밀이요?" - 그레친
"그래! 내가 말이지, 언제는 움브 새뀌를 두들겨 패주러 갔지! 근데 순식간에 기절해버렸어." - 놉
"헉… 그다음에는요, 뽀스?" - 그레친
"내가 언제 후려맞은 건지는 몰라. 그냥 눈앞이 핑 돌더니, 그다음엔 그 약골 움브 자식이 웃고 있더라고… 도망도 안가고 말이야! 그래서 내가 그 자식의 배를 후려깠지!" - 놉
"우와! 대단해요, 뽀스!" - 그레친
"그래, 그건 참 대단한 일이었지! 근데… 그것보다 대단한 건… 그렇게 배를 후려까자 튀어나온 게 바로 니 새뀌였던 거다, 이 찌질한 그롯 자식아! 휴미식으로 따지고 보면, 내가 니눔의 애비라는 것이 되는 셈이지! 그러니까…" - 놉
"어… 음… 저는 땅속에서 나왔는데요, 보스?" - 그레친
"이게 말을 끊어!" - 놉
"으아악! 잘못했어요, 뽀스!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요! 아이코, 영광입니다, 뽀스! 아니, 애비님!" - 그레친
"그래… 그래… 그러니까 저기 저눔 보이냐? 오늘 밤… 저눔의 존나 큰 슈타를 슬쩍해 와라, 알긋냐? 만약 니눔이 이런 쉬운 일도 못한다면, 니눔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고 자란 불효막심한 새뀌가 분명할 테니, 내가 그 움브 뱃속에 다시 처박아줄 테다!" - 놉

확인 사항:
놉급 그린스킨 개체는 하위종 그레친과의 대화에서 오쿠스 하이브리다 개체인 움블린과 접촉한 뒤, 의식 상실 경험을 언급하였는데 해당 개체는 물리적 타격에 의한 실신으로 오해하였으나 실은 움블린의 강력한 페로몬성 포자 분출에 의한 신경 억제 현상일 가능성이 높음.
"배를 후려까자, 네가 튀어나왔고, 그러므로 내가 네놈의 애비다"라는 발언은 움블린의 자궁이 포자 배양실로 기능하여 일정 주기마다 그린스킨 하위종을 생산하는 현상을 입증함.
그러나 대화의 맥락상 해당 그레친이 움블린에게서 탄생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음.
이는 오코이드 생태에서 실제 혈연 관계가 아님에도 필요에 따라 그린스킨식 논리가 가미된 뒤틀린 즉흥형 부자 관계로 이용되며 위계질서 내부에 편입될 뿐 진정한 의미의 가족 및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는 못함.
다만 움블린을 경유한 비정상적 생태의 부산물도 완전히 그린스킨 사회에 편입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간주되고 있음을 시사함.

보고자 주석:
"본 감청은 인간과 오크의 결합체가 이미 그린스킨 사회 내부에 뿌리내렸음을 증명하는 바로, 경계와 대비가 절실히 요구됩니다. 황제 폐하의 자비가 우리의 방패가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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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실종 병사 케일라 보웬 추정 오쿠스 하이브리다 개체 조우 기록 보고
수신처: 인퀴지션 오르도 제노스 협력감시국 산하 최전방 외계종 위협 관측소
보고자: 말피온 베라누스
관측지: 오크 월드 아이언 포지 행성, 메카니쿠스 익스플로레이터⁵⁹ 전초기지

관측 과정:
본 기록은 그린스킨 워밴드 내부에서 활동 중인 오쿠스 하이브리다 개체 이하 움블린과 메카니쿠스의 테크 프리스트⁶⁰ 테세우스 안딤 간의 상호작용을 테세우스 안딤 본인에게서 직접 건네받은 음성 기록 장치를 통해 확보한 것임.
관측 환경은 아치마고스 제놀로지스⁶¹ 테세우스 안딤이 익스플로레이터와 협동 발굴 임무 중 폐허 시가지에서 우연히 그린스킨 움블린 개체와 조우하였음.

감청 내용:
"이 깡통 휴미 놈들이 또 처맞으러 왔구만! 아그덜한테 꼰지른다!" - 움블린
"적성 생명체 확인… 음? 인류제국… 인사 기록에 등록된 인물이라니… 케일라… 보웬? 케일라 보웬? 맙소사…" - 테세우스 안딤
"너같은 깡통 자식이 내 이름은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어라? 너 기억난다! 테세… 머시기였는데? 아무튼, 그런 휴미였지!" - 움블린
"옴니시아⁶²시여… 2,500년 전 인물이… 이 무슨… 그런데… 자네는 말투가 전적으로 저 녹색 짐승들과 비슷하구나." - 테세우스 안딤
"내 말투는 당연히 옼스스럽지! 난 누구보다 옼스니까! 와아아도! 허리 싸움도! 다 같은 거라고, 깡통 휴미! 그리고 너는 아주 오래 전에… 존나게 오래 전에, 나한테 휴미들이 쓰는 빔 슈타⁶³ 정비법 알려준 그 깡통 놈이잖아?" - 움블린
"오코이드 포자와 결합된 결과인가… 비록 녹빛이지만 자네의 변함없는 외형과 경이로운 기억력은 매우 불가해하군. 자네의 말대로 나는 보병 연대를 보조했었고, 자네에게 라스건의 축성식을 가르켜 준 말단 테크 프리스트였지. 하지만… 그 전장… 2,500년 전, 전장에서… 자네는 이미 실종된 것으로 기록되었는데… 그리고 자네는 이제… 인간이 아니로군." - 테세우스 안딤
"하! 당연히 난 휴미가 아니지! 옼스 중에 허리 싸움을 가장 오래 할 수 있는 내가 그딴 약골일 리가 없잖아, 멍청한 깡통 휴미놈아! 머리가 진짜 깡통인 것 같구만! 그래도 너는 그나마 운이 좋아, 날 만났으니까 말이야! 그러니 아그덜한테 꼰지르기 전에 얼른 꺼지라고!" - 움블린

확인 사항:
대상 개체는 과거 케일라 보웬이라는 아스트라 밀리타룸 소속의 실종 병사로 추정되는 인물이며 본래 이름과 복무 부대 및 대인 관계까지 약 2,500년 전의 세부 기억을 보존하고 있음.
약 2,50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외형적 변화는 연녹색 피부와 미약한 근육 발달 외에는 추가적인 변화가 관측되지 않았으며 변질 이후에 신체적 노화가 거의 멈춘 것으로 추정되고 이는 오코이드 균사 구조가 노화 억제 및 재생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언어 습관과 인식 체계에서 완전히 그린스킨의 생태가 드러나며 움블린은 자아를 뚜렷하게 유지하고 있으되 자신의 정체성을 인간이 아닌 그린스킨으로 규정함.

보고자 주석:
"세월의 흐름조차 그녀의 기억을 지워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 기억은 인류의 영광을 증언하지 못했고, 도리어 외계의 광기와 결합해 왜곡된 잔재로 이어져 왔을 뿐입니다. 황제 폐하와 인퀴지터들이시여, 부디 인류의 모성을 남용하는 이 끔찍한 혼종들에게 정화의 불꽃을 내려주시고 그 오염된 영혼을 타락의 구렁텅이에서 건져 올리시길 간청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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¹ : Hive World
² : Astra Militarum
³ : Guardsmen
⁴ : Flak Armour
⁵ : Lasgun
⁶ : WAAAGH
⁷ : Greenskin
⁸ : Ork Boy
⁹ : Warlord
¹⁰ : Mega Armour
¹¹ : Big Mek
¹² : Umies
¹³ : Squig
¹⁴ : Grot
¹⁵ : Gretchin
¹⁶ : Humie
¹⁷ : Da Dropz
¹⁸ : Nob
¹⁹ : Mekboy
²⁰ : Painboy
²¹ : Shoota
²² : Choppa
²³ : Commissar
²⁴ : Aeldari
²⁵ : Mon Keigh
²⁶ : Eldar
²⁷ : Mad Dok
²⁸ : Panzees
²⁹ : Gork and Mork
³⁰ : Ork World
³¹ : Bouncy Gitz
³² : Warband
³³ : Warboss
³⁴ : Blue Gitz
³⁵ : Tau
³⁶ : Waist Fight
³⁷ : Face Eating Contest
³⁸ : Orkoid
³⁹ : Orkus Hybrida
⁴⁰ : Digga
⁴¹ : Inquisitor
⁴² : Magi Biologis
⁴³ : Agri-World
⁴⁴ : Cervituma
⁴⁵ : Umblin
⁴⁶ : Umb
⁴⁷ : Snot
⁴⁸ : Popbellyz
⁴⁹ : Snotling
⁵⁰ : Bigtling
⁵¹ : Mama Boss
⁵² : Immaterium
⁵³ : Inquisition
⁵⁴ : Ordo Xenos
⁵⁵ : Graktus
⁵⁶ : Skullboyz
⁵⁷ : Iron Forge
⁵⁸ : Smithboyz
⁵⁹ : Mechanicus Explorator
⁶⁰ : Tech-Priest
⁶¹ : Archmagos Xenologis
⁶² : Omnissiah
⁶³ : Beam Shoo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