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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는 이번의 목각 인형을 부서뜨릴 때, 기묘하게도 그 부서지는 소리가 마치 병장기가 맞부딪힐 때보다 더 서늘하게 들린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소리처럼 사내가 선호하는 살행 또한 그러했다.
실제로 검으로 피를 보기보다 검 이외의 것으로 피를 보게 만드는 방식.
물론 어느 쪽이든 끝내 피는 보게 되겠지만 중요한 것은 누군가 꼭 검을 휘두르지 않아도 목적은 얼마든지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인형 속의 첩지를 펼친 사내는 이번에도 표적보다 방략을 먼저 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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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 다수.
신분: 암막¹의 살수.
연유: 근래 암막이 본동의 행로와 거듭 겹치며 본래 본동에 흘러들어와야 할 청부까지 가로채는 형국으로 이를 더는 좌시할 수 없음.
무공: 주로 비응절심수²를 익히며 그 외에도 본동과 일맥을 같이하는 여러 살문³의 수법을 두루 익혔을 것임.
방략:
살계⁴의 주선인이자 만부장⁵의 장주인 동방호가 전해온 말에 따르면 매화검문⁶의 장로인 옥감서가 내연녀인 능소유의 제거를 위해 암막에 청부를 넣었다고 함.
귀하의 재량에 따라 행하되 요체는 암막의 행사 자체를 무너뜨리는 데 집중해야 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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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지를 끝까지 읽은 사내는 종이의 끝을 들어 등잔불 위에 가져다 댔다.
먹으로 눌러 쓴 문장들은 검게 오그라들었고 이내 재가 되며 천천히 말려 올라갔다.
사내는 그것의 마지막 한 자락까지 남김없이 타 들어가는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손끝에 남은 재를 털어내고 등잔불을 꺼뜨린 뒤, 거처 안을 오가며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이번 일은 하나를 찔러 끝낼 살행이 아니었다.
다수를 상대해야 했다.
그러니 그만큼 손에 쥐고 있어야 할 것 또한 많았다.
이윽고 거처를 나서던 사내는 문득 문턱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왜인지 모르게 방 한구석에 놓여 있는 검이 눈에 밟혔다.
검병과 검신이 어긋난 채 마치 처음부터 한 몸이 아니었던 것처럼 따로 놓여 있는 검.
사내는 잠시 그 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순간, 무언가를 놓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기분은 무어라 설명할 수 없었다.
단지 아주 사소하지만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조짐 같은 종류였다.

*    *    *

사내가 능소유의 주변에 거처를 잡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운 일이었다.
그녀는 가세가 제법 번듯한 능가장⁷의 여식이었다.
장원은 사방으로 훤히 트여 있어 수상한 낌새를 숨기기에도 마땅치 않았고 더욱이 이미 한 차례 암막의 살행으로 애꿎은 여인 하나가 변고를 당한 뒤였으므로 능가장은 외인을 일절 들이지 않은 채 안팎의 경계를 삼엄히 죄어 두고 있었다.
그래서 적잖은 금전이 깨지더라도 사내는 인근의 기루 최상층을 통째로 빌리기로 했다.
능가장 주변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자리에서 며칠이고 눌러앉아 동정을 살피기 위해서였다.
게다가 사내의 안력은 범상한 수준이 아니었으므로 살수들이 들이닥칠 조짐을 보이면 멀리서 효시⁸를 쏘아 올려 훼방을 놓을 수도 있었다.
과연 이러한 방도는 효험이 있었다.
사내가 몇 차례 암막의 흉수를 끊어 놓자 그들은 번번이 허탕을 치며 검끝을 거두었다.
하지만 사내는 알고 있었다.
이런 식의 대응으로는 끝을 볼 수 없다는 것을.
한 번 살생부에 이름이 오른 표적은 몇 번의 숨을 돌리든 결국엔 황천에 들어서고 만다는 것을.
살계의 철칙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았다.
사내는 다음 날, 망설임 없이 전표 한 장을 꺼내 낭인⁹들을 고용했다.
그들을 능가장 주위에 풀어 놓아 암막의 손발을 묶고 그 사이 육십일야 정도의 여유를 벌 생각이었다.
이 일은 막는 것이 아니라 늦추는 일이었고 사내는 그 정도면 충분하리라 여겼다.

*    *    *

매화검문은 이름답게 문 안팎에 매화가 많았다.
매화향이 배인 뜰에서 흰 무복을 걸친 정갈한 검수들과 봄의 끝자락에서 비라도 한 번 스치고 간 새벽이면 젖은 꽃잎은 돌계단과 장루 아래에 수북이 깔렸다.
겉으로 보기엔 청고한 백도¹⁰의 명문이었다.
사내는 그러한 문중으로 수중의 금전을 모두 털어 속가제자¹¹로 숨어들었다.
신분은 제법 그럴듯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무가¹²의 자제로 검 한 자루 휘두를 줄은 알지만 무도¹³에 뜻을 두지 않고 그저 문파의 위명을 빌려 입신하고 싶은 철부지.
이런 역할은 어렵지 않았다.
사내가 제 뜻대로 꾸민 얼굴을 내보이면 왕왕 사람들은 그 한 겹만 살피고 이미 제가 보고 싶은 됨됨이를 다 파악했다고 믿었다.
또한 사내는 낮엔 연무장을 쓸고 매화삼십검¹⁴의 초식을 익히고 삼대제자¹⁵들 틈에 섞여 넉살 좋게 어울려 들었다.
대신 밤이 되면 사형들의 수혈¹⁶을 짚은 뒤, 암영처럼 경내를 누볐다.
장로들의 침소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
문중의 경계가 어느 시각에 느슨해지는지.
일대제자¹⁷들 중 누구의 보법¹⁸이 고절하고 누구의 귀가 밝은지.
사내는 그 모든 것들을 며칠 사이에 모두 익혔다.
그리고 그 와중에 몇 가지 사실을 더 알아냈다.
옥감서는 문파 안에서는 청렴한 장로인 체했으나 보름에 한 번꼴로 행색을 달리해 인근의 기루나 도박장을 드나들었다.
더구나 남몰래 거느리는 내연녀가 능소유 말고도 하나가 더 있었다.
사내는 옥감서가 이런 은밀한 행각을 언제부터 이어 왔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짐작건대 결코 한두 번쯤 저질러 온 솜씨는 아니라 생각했다.
능소유는 그에게 사랑이었는지 수치였는지 단정할 수 없으나 옥감서가 진정 감추고 싶어하던 것은 제 미진한 수양이 아닌 늙어서도 삭지 않는 속된 위선임은 분명했다.
사내는 조용히 다음 보름을 기다렸다.
밤마다 매화 몇 송이가 바람에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검문의 처마 밑에서 보법과 귀식¹⁹을 익히고 오래 숨을 골랐다.
잠행²⁰은 서둘러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가 되어야 했다.
기척을 없앨 뿐만이 아니라 기척을 찾으려는 시도 자체를 할 수 없게.
그리고 보름마다 되풀이되던 누군가의 방종이 막 해소를 끝낸 그 밤, 사내는 드디어 움직였다.
옥감서의 침소는 다른 장로들의 처소와 달리 외부와 맞닿은 객당²¹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어 넘나들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창호지는 한 겹이었고 문턱엔 아주 가는 실이 걸려 있었다.
누군가 문을 억지로 열면 실이 끊어지며 은령²²을 건드리게 되어 있었다.
사내는 몸을 낮춰 창틀 옆으로 손을 넣었다.
손끝이 실을 짚어 들어 올리고 그것을 비틀어 다시 다른 틈으로 빼냈다.
마침내 안으로 들어선 사내는 신속하게 신형을 날렸다.
발이 바닥에 닿는가 싶으면 이미 다음 그림자 위에 있었다.
옷깃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침상 위엔 옥감서가 누워 있었다.
그의 손끝은 이불 밖으로 반 뼘쯤 나와 있었다.
언제든 침상 옆에 놓아둔 검집으로 손을 뻗어 신속함만 놓고 본다면 강호에서 둘째라는 평조차 서운하다 여길 매화낙섬²³의 절초를 출수할 수 있는 자세였다.
하지만 서둘러 욕정을 풀고 돌아와 황망히 처소에 든 탓에 그는 절정 고수답지 않게 기감²⁴이 적잖이 흐트러져 있었다.
정기가 새고 심신²⁵은 이완되어 호흡이 녹림²⁶의 잔당처럼 들쭉날쭉했고 완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으레 강호의 절정 고수라 한다면 자는 와중에도 귀를 반쯤은 열어 두고 자야 하는 법이었다.
그러나 지고의 경지에 오른 자라곤 믿기 어려울 만큼 옥감서는 사내가 침상 곁까지 다가올 동안 끝내 아무 기척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촛불의 심지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 가느다란 떨림을 따라 옥감서의 눈꺼풀이 서서히 열렸다.
이내 그의 온몸은 얼음장처럼 굳었다.
자신의 침소 한가운데로 불빛을 가리는 암영 하나가 서 있었다.
문은 닫혀 있었다.
은령에 엮어둔 실도 끊기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옥감서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든 것은 눈앞의 인영에게서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살기는 물론 호흡조차 감지되지 않았다.
분명 제 앞에 사람이 서 있건만 귀는 발소리 한 점 듣지 못했고 뒤늦게 일으킨 기감마저 침소에 스며든 낯선 숨결 하나 읽어 내지 못하고 있었다.
옥감서는 제 목에 겨누어진 검신을 감히 바라보지도 못한 채 목울대만 조심히 들썩였다.

"누구… 누구시오?"

사내는 대답하지 않았다.
옥감서는 마른침을 삼키며 떨리는 목 안에서 간신히 한마디를 토해냈다.
어찌해서든 피를 보는 것이 아니라 말로 이 밤을 넘겨 보려는 듯 심산이었다.

"내, 내게 무엇을 원하시오?"

사내는 여전히 답이 없었다.
이에 옥감서는 더욱 질린 기색이 역력했다.
검집에 뻗으려던 손이 멈추었다.
그것은 사내의 검이 먼저 움직일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 때문이었고 실상은 확신이라기보다 공포에 더 가까웠다.
참으로 무서운 상대는 살기를 흘리는 자가 아니었다.
충분히 죽일 수 있었음에도 선뜻 손을 쓰지 않은 자였다.
그리고 이는 언제든 남의 목숨쯤은 가볍게 거둘 수 있는 자만이 풍길 수 있는 종류의 여유였다.
온갖 상념이 한꺼번에 옥감서의 뇌리를 휘저었다.
백도의 은거 고인이나 노괴가 제 추악한 사연을 알아내 찾아온 것일 수도 있었고 능소유의 배후에 자신도 미처 몰랐던 절대 고수가 뒤를 봐주고 있던 것일 수도 있었다.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는 짐작엔 끝이 없었으나 본질은 너무도 분명했다.
자신의 침소에 침입한 자는 자신보다 훨씬 윗줄의 감히 자신이 맞설 엄두조차 나지 않는 고수라는 것이었다.
옥감서는 돌처럼 굳은 입술을 달싹여 가까스로 목소리를 짜내었다.

"소… 소인이 혹여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면 말씀으로…"

실로 원로 고수의 체면도 잊은 채 지나칠 만큼 자신을 낮추는 처신이었다.
그리고 그것에 사내가 처음으로 반응했다.

"잘못을 모른다는 얼굴은 아니로구나."

어둠 속에서 낮고 담담한 음성이 귓전을 스치듯 울리자 옥감서의 낯빛은 한층 더 백지장처럼 질렸다.

"능소유에 대한 청부를 거둬라, 옥감서."

순간, 옥감서는 숨통이 막혀 오는 듯했다.
역시 자신이 짐작한 대로였다.
상대는 이미 모든 내막을 꿰뚫고 그의 처소에까지 들이닥친 것이었다.
지금에 와서 변명을 늘어놓는다 한들 통할 리 없었다.

"하, 하오나… 그, 그 일은…"

사내의 음성이 다시금 잔잔히 귓전에 감겨 들었다.

"거둬라."

다만 두 번째 말은 이미 검집에서 반 치쯤 검을 빼 든 것처럼 살벌했다.
옥감서는 침상에서 몸을 뉜 자세 그대로 연신 고개만 끄덕였다.

"거두겠소. 거두겠소."

사내는 손을 내밀었다.

"본좌는 말뿐인 약조를 믿지 않는다. 증표를 내놓아라."

옥감서는 사색이 된 얼굴로 입술만 달싹였다.
그것이야말로 자신의 목숨줄이었다.
치부를 제거하고자 사마외도²⁷의 손을 빌린 증좌.
그걸 넘겨주는 순간, 그는 눈앞의 암영에게 영원히 숨통이 틀어쥔 채 살아가야만 했다.
하지만 어떤 거절의 말이 떠오르든 그것은 절로 목구멍 너머로 삼켜지고 있었다.
결국 옥감서는 침상 곁의 작은 옥함을 열었다.
그것에서 떨리는 손으로 서찰 몇 장과 자신의 신분패를 사내에게 들이밀었다.
사내는 느릿하게 손을 거두며 그것들을 품속에 거두었다.
그리고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몸을 돌렸다.
옥감서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정녕 자신이 살아남은 것인지 실감할 수 없었다.
사내의 신형은 적막처럼 허공에 녹아들며 자취를 지워 갔고 문은 여닫히는 소리도 내지 않았다.
옥감서는 한동안 꼼짝하지 못했다.
두려움이 골수까지 파고든 탓에 그의 몸은 식은땀 한 방울 흘리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

*    *    *

동이 틀 무렵, 매화검문의 삼대제자 중 한 명이 산문을 떠났다.
삼대제자들은 늦은 새벽부터 막내가 집안 사정으로 하산하게 되자 못내 아쉬워하며 작별을 나눴다.
막내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옥감서는 오늘 이후로 능소유를 건드리지 못할 것이었다.
감히 건드릴 생각조차 품지 못할 터였다.
사람은 한 번 어둠 속에 도사린 괴물을 목도한 뒤엔 다시는 그 속에 쉽사리 발을 들이지 못하는 법이었다.
문득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자 매화향이 가늘게 번졌다.
막내가 걸어가는 새벽안개 사이로 매화꽃 한 송이가 뒤늦게 만개하고 있었다.

*    *    *

능소유의 처소는 능가장 가장 안쪽의 커다란 별채였다.
그러나 밝혀진 화롱불은 두어 개뿐이었고 서늘한 예기가 감돌았다.
사내는 담장을 넘기 전부터 이미 희미하게 흩어진 몇 줄기의 혈향을 맡고 있었다.
지붕 위의 셋.
문간 그림자 속에 넷.
이번에 차출된 암막의 살수들은 그리 솜씨가 나쁘지 않았지만 사내의 눈으론 아직 서툴러 보였다.
사내는 일부러 그들 앞에 기척을 드러냈다.
병장기를 뽑아 들지 않은 채 다가오는 그 기백에 살수들이 도리어 긴장했다.
곧 어둠 속에 잠겨 있던 두세 사람이 동시에 은신을 거두었다.

"귀하, 멈추시오. 무슨 불순한 의도로 발을 들이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곳은 능장주의 애녀께서 기거하시는 곳이오."

그들은 짐짓 능가장의 사람인 체 경고를 뱉었다.

"한 걸음만 더 들면 목숨을 보전하기 어려울 것이니, 속히 신분을 밝히시오."

사내는 말없이 품속에 손을 넣더니 밀약서와 옥감서의 신분패를 꺼내 들었다.
이를 본 살수들이 곧장 안색을 굳혔다.

"저건…!"

사내는 마주 선 이들을 둘러본 뒤에 담담히 말했다.

"능소유의 목에 걸린 청부는 거두어진 지 오래다. 선금까지 오간 마당에 옥장로가 먼저 약조를 파했으니, 그대들은 능소유의 피를 볼 까닭이 없다는 뜻이지."

살수들은 서로 눈빛만 부딪칠 뿐 누구도 먼저 입을 떼지 않았다.
불길한 정적이 길게 깔렸다.
그러다 마침내 그들 가운데 우두머리로 보이는 살수가 나직히 입을 열었다.

"본막의 인장이 그토록 선명하니, 허언은 아니로군… 귀하는?"

사내는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같은 살계에 몸담은 동도라 여겨두시게. 침명동²⁸에서 왔으니."

그 말에 복면 아래의 눈빛들이 싸늘하게 굳었다.
그러나 그들은 끝내 손을 쓰지 않았다.
다만 더는 군말을 보태지 않은 채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히 어둠 속으로 신형을 감추었을 뿐 와중에도 능소유는 잠들어 있었다.

¹ : 暗幕
² : 飛鷹竊心手
³ : 殺門
⁴ : 殺界
⁵ : 萬富莊
⁶ : 梅華劍門
⁷ : 綾家莊
⁸ : 嚆矢
⁹ : 浪人
¹⁰ : 白道
¹¹ : 俗家弟子
¹² : 武家
¹³ : 武道
¹⁴ : 梅花三十劍
¹⁵ : 三代弟子
¹⁶ : 睡穴
¹⁷ : 一代弟子
¹⁸ : 步法
¹⁹ : 龜息
²⁰ : 潛行
²¹ : 客堂
²² : 銀鈴
²³ : 梅華落閃
²⁴ : 氣感
²⁵ : 心身
²⁶ : 綠林
²⁷ : 邪魔外道
²⁸ : 沈明洞